그래.
피부과 선택부터 신중해야해.
지난번 피부과 의사가 돌팔이였는지도 모른다.
최대한 상담 받고 따져보고 결정하자.
그래서 분당에 있는 피부과 세군데를 찾아갔다.
#관련 포스팅
[턱여드름 정복기1] 나도 진짜 피부 좋아지고 싶다...
[턱여드름 정복기4] 피부는 평생 돈쓰면서 관리하는 거다.
[피부과1]
나 : "턱에 여드름이 너무 심하고, 얼굴 전체에 붉은 자국들과 홍조때문에 상담받으려고 왔어요."
피부과 의사 : "실펌이란 레이저가 있는데 최신 기술이며... 어쩌고..
여드름에 효과적이고 탄력도 생기며...
1, 2번 해서는 효과를 잘못느끼고 최소 5번은 하셔야 해요."
사실 안좋은 피부 덕분에(?) 모르는 피부과 레이저가 없는데..
실펌은 처음 들었다.
집에 돌아와 인터넷 검색해도 후기가 별로 없었다.
의사선생님과 대화시간은 5~10분 정도.
가격 물어보니 실장님이 밖에서 안내해줄거라고 했다.
실장님이 진료실 밖에 상담 부스 같은 곳에서 비용을 말씀해주시더니 실펌을 5회하고,
프락셀로 턱 피부만 좀 깎아내라는 얘기를 해주었다.
(나는 만성 턱 여드름 때문에 볼과 턱 피부톤이 다르기 때문에.. 턱이 검붉은 색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냥 조언이었겠지만 실장이 견적 내주는 이 피부과가 신뢰가 안갔다.
또 가타부타 원인 설명도 없이 레이저 시술을 권하는 의사도.
너무 저렴한 가격도. (IPL이 5만원 이랬음)
함부로 판단할 수 없지만, 공장식 피부과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
(나중에 알고보니 의사도 피부과 전문의는 아니었음)
상담료 5,000원.
[피부과2]
나 : "턱에 여드름이 너무 심하고, 얼굴 전체에 붉은 자국들과 홍조때문에 상담받으려고 왔어요."
피부과 의사 : "원인은 피지선이 어쩌고.. (기억 잘 안남)
예전에 PDT를 8회나 했는데도 효과를 못보셨다면 아그네스라는 레이저가 있는데 피지선을 파괴하는 시술이며.. 어쩌고.. 만성 여드름에 효과적인 레이저입니다."
나 : (사실 아그네스를 생각하고 충분히 알아봤고, 거의 패키지 끊을 생각으로 갔었음) 그럼 몇회 정도 받으면 좋아질까요?
피부과 의사 : "음.... 일단 턱에만 3회 정도 받아보시구요.
나 : "3회 정도 받으면 지금보다 확실히 좋아지는 건가요?" (치료가 더 필요한거면 지금 말해줘.... 나에게 확신을 주세여...)
피부과 의사 : "뭐.... 3회를 받아보시고 그때 가서 더 필요하면....더.." (얼버무리심. 대화 급 마무리 지으심. 좋아진다는 말 절대 안함... 왜지..?)
나 : "그럼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요?"
피부과 의사 : "밖에서 안내해드릴 겁니다."
일단, 이 피부과는 규모가 좀 있는 피부과였다.
병원 자체가 크고 내가 갔을 때는 평일 3시, 4시 애매한 시간대였는데도 사람들이 많았다.
의사선생님과 대화 시간은 5분 이내.
아그네스 레이저가 만성 여드름에 효과적이라고 인터넷 후기를 많이 봤어서
PDT로 효과를 못봤던 나는 상담을 좀 기대하고 갔었다.
거의 패키지 끊을 마음이었는데...
밖에서 가격 설명해준 실장님은 친절했지만 찜찜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는...
한 가지 더!
이날 턱에 화농성 여드름이 2, 3개 올라와 있어서 염증주사를 맞고 가겠다고 했다.
그런데 실장님이 오시더니 상담받은 의사말고 다른 선생님이 주사 놔줘도 괜찮냐고 물어보셨다.
괜찮다고 말은 했지만 속으로 "뭐지..?" 싶었다.
여기서 치료받게 된다고 해도 의사는 레이저 쏠 때만 보고 얘기 거의 못할 것 같은 느낌.
5년 전에 다녔던 피부과가 생각났다.
[피부과3]
나 : "턱에 여드름이 너무 심하고, 얼굴 전체에 붉은 자국들과 홍조때문에 상담받으려고 왔어요."
피부과 의사 : "가까이 와보실래요?
(상태 보더니) 자- 오늘은 먹는 약이랑 바르는 물약이랑 연고를 처방해줄거에요.
바르는 약은 OOO란 약인데 지금 보면 턱에 각질이 심해요.
세수하고 턱에 바르시고, 여드름이 난 부위에 이 연고를 바르세요.
그리고 먹는 약은 OOO이란 약인데 심하면 최대 2개월을 복용하는 약입니다.
일단은 하루에 2번씩 앞으로 2주 동안 끊지 말고 쭉 복용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지금 턱에 염증성 여드름이 많이 나있는데 염증 주사를 맞고 가세요.
여기까지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오늘 치료의 베스트입니다."
나 : "피부과 약이 독하다고 해서 사실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약 먹어도 괜찮은 건가요?"
피부과 의사 : "여드름 치료에는 크게 세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바르는 약, 먹는 약, 레이저 치료.
바르는 약은 난 여드름을 가라앉힐 뿐 여드름을 예방하지 못합니다.
그럼 먹는 약과 레이저 치료, 이렇게 2개만 남는데 환자분이 먹는 약 치료를 포기하면 레이저 치료밖에 남지 않습니다.
하지만 레이저 치료는 비싸고 환자에게 부담이 됩니다.
때문에 저희 병원에서는 레이저 치료를 바로 권하지 않습니다.
환자분은 약을 한번도 먹지 않고 지금까지 방치한 경향이 있고,
나이도 한창 여드름이 날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먹는 약으로 충분히 효과를 보실 수 있을 거란 프로세스가 제 머리속에서 돌아서 말씀드립니다.
일단 바르는 약을 *&^*%^게 잘 바르고 먹는 약을 드셔보세요.
나 : "네........."
피부과가서 이렇게 의사 선생님과 긴 대화를 나눈게 처음이었다. (상담시간 약 15~20분)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을 처방해준 의사도 처음이었고.
굉장히 논리정연하게 딱부러지게 말씀해주셔서 믿음이 갔다.
약국에 가서 처방전을 내고.. 약을 기다리면서
"어쩌면 진짜 피부 좋아질 수 있지 않을까? 약은 처음이잖아?" 라는 생각을 했다.
휴..... 그래.. 일단 약부터 먹어보자. 가장 쉽고, 저렴한 치료니까!!
참고로
- 먹는 약 : 미노씬 (항생제)
- 바르는 약 : 락티손
- 연고 : 디페린
사실 저 대화 외에도 레이저 관련 시술도 물어봤는데
가격도 의사선생님이 직접 얘기해주었다.
이번에 피부과 상담을 받으면서
그리고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얻고 후기를 보면서
나도 나 나름대로 피부과를 선택하는 원칙을 아래와 같이 정했다.
1. 피부과 전문의가 하는 병원
2. 해당 위치에서 10년 이상한 병원
3. 시술 가격을 피부과 의사가 직접 말해주는 병원
그래. 레이저는 일단 미루고, 2주 미노씬 복용해보자.
그렇게 2주는 순식간에 지나갔고....
그 이후 얘기는 다음 포스팅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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